2014년 9월 21일 일요일

오즈,스파르타쿠스

죄수들, 노예들이 있다. 각각의 죄목이나, 이유들로 자유를 박탈당하고 속박당해 있다. 공간적인 구속, 어떤 시간에만 무엇을 하고 어떤 시간에 무엇은 하지 못하고 하는 정해진 규율 속에서의 제한을 받으며 갇혀있다. 그들은 가족과 얼굴을 맞대는 것도, 아주 기본적인 식사도, 몸을 움직이는 운동, 주로 하게 되는 행위들도 정해진 아주 제한된 틀안에서만 이루어 진다. 그것이 자유의 박탈이며, 노예이자 죄수들이다. 나는 거주지의 제한이 있다. 마음은 상수동,이태원, 혹은 연남 합정동등에서 살고 싶지만 재정을 관리 하기 위해서는 지금 지내는 곳에서 이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직업의 제한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공간 디자인 혹은 제품이나 의류, 생활 잡화등에도 관심이 있어 그것들을 디자인 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매월 정해진 상환금액을 무리 없이 입금 시키기 위해서는 내 적성,관심사.흥미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이 치킨집에서 치킨을 튀겨내야 만 한다. 이것이 현재 나의 사명이다.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나는 내 자신의 신상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나는 연애를 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제한된 시간과 정력, 예산으로 대출금 상환을 해 나가며 또한 내 꿈에 미미하게 나마 투자를 해나가며, 내 일상을 챙겨가면서 연애를 진행할 자신이 없다. 내 계산으로는 도무지 되지를 않는다. 고로 나는 오즈나 스파르타쿠스에 나온 노예, 죄수들과 다를 바가 없다. 나는 치킨마루라는 영세 자영업자의 사노비로서 매일 열두시간씩 내 시간을 쏟아부어 충실하게 이 정부에 내 명의의 세금을 납부하고, 내가 근무하는 업장의 대표가 사업소득세를 충실히 납부할 수 있도록 뒷바침을 해주어야 한다. 그 과정들을 마치지 않는 이상, 나는 자유를 쟁취할 수가 없다. 자유, 자유, 오 자유, 오 자유, 자유 자유 그리고 자유 자유 자유 자유 자유의지. 내 브라더와 노래를 불렀던 그 어마어마하게 고귀하고 성스러운 이름. 그 단어 자유의지. 멀리 있는 듯 하지만, 어쨋든 물리적으로 제한된 기일을 가지고 있고 견뎌낼 수 있다면 나는 자유가 될 수 가 있다, 시티은행과 신협 현대카드의 노예로 부터 벗어나 한 인간으로, 정녕 떳떳하게 자유로운 개체로서 나는 내 거주지를 정할 것이고 내 직업을 정할 것이고 내 시간을 디자인 할 것이며 성적자유를 실현할 수 있게 될 겻이다. 뼈를 깎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내가 예상하는 2천에서 3천만원의 예산을 마련하여 디자인을 배울 것이며 내 공간과 소품들, 몸에 걸치는 의류 상위에 놓는 사소한 집기 까지 모든 것들을 디자인 할 것이다. 내 취향대로. 온전한. 나는 결국 자유를 쟁취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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