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1일 일요일

군 시절.

나는 군대를 어떻게 무사히 마쳤을까? 아주 작은 속박도 싫어하는 내가 작은 침해도 몸서리 치게 못견뎌하는 내가 대한민국의 병역의무를 무사히 마쳤었다. 무려 10여년 전에.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나는 갇혀서 묵묵히 견뎌냈었다. 나는 앞으로 내 계산으로 4년을 그렇게 보내야 한다. 끔찍했다. 정말로 끔찍했고 두번 다시 돌아 가고 싶지 않고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없을 것 같고 의지도 없다. 자유의 박탈이라는 것은 정말로 슬프고 괴로운 일이다. 마음을 비우고 그져 하루 하루를 보내는 수밖에 없다. 묵묵히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오늘은 어떤일이 있을지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 아침,점심,저녁 매 끼니를 먹으며 작은 변화에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껴가면서 잠을 자고 또 새로운 하루가 밝아오고 일요일도 와서 여유도 갖을 수도 있고 복장이 변하면서 계절이 바뀌고 어떤 사건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보면 시간이 이만큼 흘러가 있고 시간과의 싸움. 순간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껴지고 드는 생각들을 똑똑히 인지하자. 여유가 된다면 책을 읽자. 머리속을 정화하고 마음을 정화하자. 사랑을 추억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추억하자. 절제밖에는 답이 없다. 술과 담배를 끊고, 육욕을 참아내가며, 음탕한 생각들을 삼가고 건전한 생각들과 몸과 마음을 정갈하고 깨끗하게 하자. 그래 운동을 하자. 피곤하지만 운동을 하자. 제철 과일과 제철 채소를 먹으며 필요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양질의 곡물을 먹으며 스쿼트를 하고 당기는 운동과 미는 운동, 복부 운동, 동네 마실도 하면서 몸을 움직이자. 몸을 가꾸자. 과소비를 삼가고 가계부를 쓰자. 내 시간을 디자인하고 내 공간부터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디자인하고 구상하고 스케치하고 글을 쓰고 계획서를 쓰고 일기를 쓰고 검터하고 구글링을 하고 노트정리-포스팅과 에버노트 를 하자. 사진을 찍고 영감을 얻고 정리하고 반복하자. 절제를 하고 내 작업을 하자. 내가 원하는 작업 내가 원하는 일을 하자. 내가 5년뒤에 하고 싶은 일을 짬짬히 하자. 영어공부를 하고 독서를 하고 글을 쓰자. 음악을 듣고 기회가 된다면 악기 연주도 하자. 락클럽도 가고 락바도 가고 재즈클럽도 가고 정윤희와 마미와 이야기도 하자. 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자. 차를 마시고 그림을 보고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쓰자. 다큐를 보고 감상문을 쓰고 테드를 비롯한 강연을 보고 감상문을 쓰자. 느끼자. 인지하고 각성하고 계속 깨어있자. 내 자신을 계속 깨워야 한다. 나는 살아 있어야 한다. 내가 누군지 알아야한다. 에스닉이 뭔지, 도트문양과 꽃무늬 프린팅과 레트로와 빈티지 섬유의 성질과 정의를 알고 공부하자. 다림질을 하고 섬유를 이해하자. 인테리어 건축 소재 재질을 공부하고 이해하자. 여러 재질을 알자. 디자인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쫓아가고 물어보고 차 한잔 하자고 권하자. 조르자. 반짝이는 눈빛 하나로 그들을 조르자. 할일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성당을 가자. 마음을 정갈하게 할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이다. 이웃들과 만나서 인사하고 웃어주자. 예쁜 이성을 보고 설레어 하고 인사하자. 계절의 변화속에서 옷차림을 바꿔가며 재미를 느끼자. 할 일은 많다. 그렇게 삶을 채워나가고 사랑하자. 구원해야 한다.내 자신을 내스스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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