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0일 수요일
hey, brother~
사랑하는 나의 브라더,
오늘 어머님의 장례식장에 다녔왔네. 상주로서 자리를 지키느라 여러모로 고생이 많지만 힘들어 하지 않는 네가 참 대견하다.
군생활도 많이 힘들텐데, 강인하고 늠름한 모습이 참 멋지다.
어머님 꼭 평안하실 거라 믿고, 빨리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너를 알게 된 것을 내 인생의 참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해. 전화 해대서 시덥지 않은 얘기들을 늘어놓거나, 여자문제로 징징대거나, 손이 다쳐서
얘기하는둥, 안타깝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어.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너의 허물없는 감정 표현들이 쌓여서 너랑 나의 정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나는 참 많은 것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 씨끌벅쩍하게 보이는 그런 친구무리들을 아주 예전에는 부러워 한 적도 있었는데, 그래서 나도 그런
그룹을 가졌으면, 일원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어.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
라면에 소주를 먹어도, 길거리에서 새우깡에 캔맥주를 먹어도, 어슬렁 어슬렁 거리를 걸어만 다녀도 좋을 것 같은 너라는 형제가 있어서
우리가 서로 어디에 있건 든든하고 위안이 되는 것 같아.
아까 얘기했듯이, 세상은 지금 이 순간도 믿기 힘들정도로 무시무시하고 비참한 현실들이 도처에 있지만, 그래도 멋지고 아름다운 것도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숨쉬고 있다는 것은 축복중의 축복이며, 무한대로 수렴하는 가능성들을 다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나이와 성별, 재산 모든 것을 떠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소중하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우리 세상을 함께 살아가며, 꿈을 이야기하고, 좋은 생각들을 나누고,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아프지 말라고 걱정해주고 안아주고, 어깨 두드려 주고
밥챙겨 먹으라고 잔소리 해주고 멋있는 곳 구경가고, 세상의 경이로움을 함께 느끼고,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편들어주고, 가감없는 쓴소리도 해주고
보증이나 돈거래는 하지말고 ㅎㅎ 소주도 마시고, 테라스 있는 곳에서 맥주도 마시고, 차도 함께 홀짝거리고 인생얘기 하고 뭐 그러면서 보냈으면 좋겠다.
소중한 나의 브라더..지금 시간 정말 고생이 많을꺼라고 생각된다.
어서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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